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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 아마존 안소식 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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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가 행복하면 지난 과거가 아무리 힘들었다 해도 그 아픔과 슬픔이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고, 미래에 대한 밝은 희망이 생긴다고 한다. 현재가 과거와 미래까지 바꿀 수 있다는 말이 무척이나 매력적이다. 나는 현재 행복하다. 그럼 내 삶은 영원히 행복한 거다! 

 

바나와 부족의 언어로 번역 된 성경이 드디어 나오게 되었다. 20 년 가까이 준비하며 기다리던 하나님의 말씀이 이들의 손에 들려진다고 생각하니, 말할 수 없는 기쁨과 감사에 감격스러워 마음이 두근거렸다. 

 

성경 봉헌식과 바나와 부족에 새로 지어 진 교회의 헌당예배를 드리기 위해 인디오들이 하나가 되어 함께 준비하는 모습은 그 어느 때보다 감사가 넘쳤다. 평소에 감정을 말로 잘 표현하지 않지만, 인디오들은 마음을 행동으로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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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한 날의 잔치를 위해 4 일 전부터 정글에 들어가 각종 새들과 사슴과 큰 쥐 종류의 동물들을 사냥하고, 마을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넓은 강에 가서 각종 물고기와 거북이를 잡아 왔다. 

 

남자들은 나뭇잎과 새 깃털로 만든 화관을 머리에 쓰고, 정글에서 무서운 동물의 상징인 표범의 이를 뽑아 작은 열매들과 끈에 꿰어서 목에 매어 남자의 강인함을 표현했다. 그리고 여자들은 마른 나무를 실처럼 가늘게 잘라 엮어서 만든 치마를 허리에 두르고, 멧돼지 발톱을 바짝 말려 발목에 끈으로 묶고 발이 움직일 때마다 소리가 나도록 만들었다. 그리고 가장 깨끗한 옷을 골라 입고, 짙은 다홍색의 열매로 가루를 내어 얼굴과 입술에 발라 예쁘게 치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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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나와 부족에서 교회 지도자인 ‘아리파’와 추장 역할을 하는 ‘파우지’는 성경책들이 담긴 박스를 나무로 만든 가마 위에 싣고 양 옆에 청년들과 같이 들었다. 그리고 기쁜 마음으로 준비 한 ‘예수님 때문에 우리는 서로 사랑한다’ 라는 찬양을 어른들과 아이들이 함께 부르며 입장하면서 봉헌 예배의 시작을 알렸다. 언약궤를 멘 제사장들 같은 모습이었다. 성경책을 들고 오는 이들의 모습 속에서, 바나와 부족에 첫 발을 밟던 나의 모습이 비춰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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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으로 작은 경비행기를 탈 때 약간 긴장감이 있었다. 경비행기 조그만 유리창 너머로 도저히 사람들이 살 수 없을 것 같게 끝없이 정글의 빽빽한 나무들만 보여 바나와 마을이 멀고도 멀게만 느껴져 더욱 긴장감으로 주먹을 꼭 쥐었었다. 그러다가 정말 작은 집들이 보이자마자 감쪽같이 안도감으로 바뀌었었다.

 

그 날의 맑은 하늘이 오늘과 똑같은 맑은 하늘이다. 그 날의 맑은 내 마음이 오늘도 맑은 내 마음이다. 바나와 땅에 첫걸음을 시작하게 하셨고 여기까지 인도하신 주님을 바라보니 기쁨과 감사의 눈물이 쏟아져 내렸다.

 

‘여호와께서 여호수아에게 이르시되 내가 오늘부터 시작하여 너를 온 이스라엘의 목전에서 크게 하여 내가 모세와 함께 있던 것 같이 너와 함께 있는 것을 그들이 알게 하리라 너는 언약궤를 멘 제사장들에게 명하여 이르기를 너희가 요단 물가에 이르거든 요단에 들어서라 하라’ 수 3: 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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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히 성경 봉헌식과 교회 헌당 예배를 위해 파송교회 담임 목사님께서 청년부 팀들과 함께 오셨다. 목사님께서는 하나님의 말씀과 성전을 사랑한 다윗처럼, 바나와 마을 이곳에 선물로 주신 하나님의 말씀과 하나님의 집을 사랑하고 가까이 하라는 말씀으로 인디오들의 마음에 도전과 꿈을 심어 주시며 함께 기도드렸다.

 

예배 후 ‘아리파’는 남자들에게 ‘지나’는 여자들에게 “파찌아마 (감사하다)”라고 말하며 한 사람씩 안아주면서 성경책을 나눠주었다. 남녀 유별한 바나와 부족에서는 남자와 여자들이 함께 대화를 하거나 모여있지 않는다. 그래서 교회에서 남자들은 왼쪽의 의자에, 여자들은 오른쪽에 있는 의자들에 앉고, 우리 집을 방문할 때에도 남자들이 들어오면 여자들은 남자들이 다 나갈 때까지 기다렸다가 여자들만 모여서 따로 들어온다. 오늘과 같이 함께 모인 특별한 잔치에도 음식을 따로 모여서 먹는다. 

 

얼굴 표정과 마음을 잘 표현하지 않던 바나와 부족의 인디오들에게 오늘만큼은 더욱더 기쁨과 감사가 넘치는 하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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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 강변 선교회’ 대표 선교사 가정과 일행, 파일럿 선교사 그리고 3 일 동안 배를 타고 온 까누따마 강변교회 목사님과 일행들도 참여하여, 함께 기쁨으로 서로 섬기며 감사하는 마음을 주고 받는 감동의 은혜가 넘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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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책은 한국에서 인쇄하여 작년에 배편으로 보냈는데, 꼬박 7 달이 걸렸지만 다행히 봉헌식 일주일 전에 아마존에 도착하였다. 글을 모르는 어른들에서 아이들까지 바나와 부족에 사는 모든 인디오들에게 한 권씩 손에 들려주었다. 생애 처음 가져보는 책이 바로 이 그림 이야기 성경책이다.

 

‘그가 혹은 사도로, 혹은 선지자로, 혹은 복음을 전하는 자로, 혹은 목사와 교사로 주셨으니 이는 성도를

온전케 하며 봉사의 일을 하게 하며 그리스도의 몸을 세우려 하심이라’ 엡 4: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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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나와 부족의 언어를 모르던 우리는 처음에는 쉽지 않게 말을 배워가며 지냈다. 어떤 때에는 몸짓으로, 어떤 때에는 그림을 그려 보여주면서 한 단어씩 알아갔다. 첫 성탄절에 성탄 곡을 번역하여 첫 찬양으로 예배를 드리고, 더 찬양하면서 예배를 드리고 싶어서 16 곡의 찬양을 번역하고, 다시 72 곡의 찬양집을 만들어 주님을 찬양하며 경배하는 예배가 생겨졌다. 그리고 그들의 언어로 만든

문자를 통해 문맹퇴치가 시작되었다. 

 

문자 문화권이 아니라 구전 문화권인 이 들에게 쪽 복음이나 간단한 성경 말씀을 번역하여 보여 주었는데, 글을 모르는 아이들이나 어른들은 물론, 글을 조금씩 읽는 청년들조차 문자로 된 책을 읽기에 좋아하지 않고 어려워했다. 그러던 어느 날 강선교사는 성경의 한 이야기를 들려주었는데, 아이들은 들은 이야기를 기억하여 그대로 서로 전달하며 나누는 모습을 보고, 강선교사는 하나님의 구속사적 관점에서 100 가지의 이야기를 뽑아 번역을 하게 되었다. 구약에서는 천지창조부터 시작해서 노와와 홍수, 아브라함, 모세 등 이야기로, 신약에서는 예수님의 이야기에서 하나님 나라와 종말과 심판 이야기까지 성경을 쉬운 버전으로 번역 하였다. 

 

그리고 아이들이 처음에 글을 배울 때 그림이 있어야 이해가 쉬운 것을 착안해 그림을 넣기로 하였다. 그림 500 장과 100 가지의 이야기로 만들어진 그림 성경이 나오기까지 ‘베뚜, 싸바따웅, 다미르, 다피, 룻시아나, 아리파, 파우지, 지나’가 있었고, 삽입된 그림을 그리기 위해 여러 청년들이 귀한 시간으로 헌신해 주었다. 우리가 마을에서 사는 것을 허락해준 추장과 부족 인디오들 그리고 격려와 기도로 힘이 되어주신 여러 교회와 동역자들이 계셔서 마칠 수 있었다.

 

 ‘은사는 여러 가지나 성령은 같고 직분은 여러 가지나 주는 같으며 또 사역을 여러 가지나 모든 것을 모든 사람 가운데서 이루시는 하나님은 같으니 각 사람에게 성령을 나타내심은 유익하게 하려 하심이라’ 고전 1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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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화로 더욱더 교회 성전이 아름답게 지어지고, 성전 문 입구에 ‘BANAWA KA DEOSO TABORO’ (바나와 하나님의 집) 간판도 달았다. 아이들은 예배당을 전보다 더 깨끗하게 청소하고 인디오들은 예배를 소중히 생각하며, 몸도 마음도 새롭게 변화되기를 소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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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은 나에게 겸손과 인내를 배우게 한 특별한 장소이다. 다른 사람들에게 언제나 괜찮다고 말해 왔지만, 사실 괜찮지 않을 때가 많았다. ‘나를 아마존에 보내신 게 아니라 버리신 거라고’ 하나님께 원망하고 한없이 울었던 시간들을 돌이켜 보면, 하나님께서 ‘내가 너와 함께 있다’ 하시며 사랑을 깨닫게 하시고, 또 깨닫게 훈련시키신 너무나 소중한 기적의 시간들이었다. 

 

목놓아 울게 했던 외로움조차 결국에는 흘러가는 일상적인 시간 속에 누군가의 도움 없이 내가 스스로 극복하며 감당해야 했다. 변덕스럽게 변하는 날씨에도 내 마음만큼은 변덕스럽지 않으려고 꾹 참았다. 순간순간 조용히 찾아오시는 주님을 생각하며 하나님께서 내 안에서 시작하신 선한 일을 마치실 거라고 확신하며, 부르심에 순종하는 마음으로 참고 또 참았다.

 

‘너희 안에서 착한 일을 시작하신 이가 그리스도 예수의 날까지 이루실 줄을 우리는 확신하노라’ 빌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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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20 년 전 한국을 떠나 선교지에서 살면서 ‘다시 한국으로 돌아가고 싶다!’ 라는 말을 단 한번도 말하지 않았다. 그것을 지키고 견딜 수 있었던 건, 내가 만들어 놓은 규칙의 힘이었다. 외로움으로 수없이 눈물로 지내며 순간순간 아마존에서 도망치고 싶은 마음이 셀 수 없이 많았지만, 힘들고 어려울 때마다 한번이라도 말하게 되면 조금만 힘들어도 두 번, 세 번 계속 더 쉽게 남편에게 한국으로 돌아가자고 습관처럼 반복해서 말하게 될까 봐 두려웠었다. 

 

나는 매일 규칙을 잘 지키기 위해 기도했고, 힘들 때에는 더 힘들게 기도했다. 그리고 우리를 위해 기도하는 분들을 생각하며 이겨냈다. 나는 사역은 잘 하지 못하지만, 아무 자격 없는 나를 아마존에 있게 하신 주님의 은혜에 감사해서 ‘가서 땅끝까지 전하라’ 주님의 음성에 귀 기울이고 복음을 바라보며 나아가기로 다짐한다. 나와 함께 계시는 주님과 함께 아마존을 사랑한다.

 

2019 년 12월에 심순주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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