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도인의 일에 대한 자세

11월의 두 번째 주일입니다. 지난 주간동안 뒷마당에 있던 무화과나무, 자두나무, 배나무의 잎들이 다 떨어졌습니다. 한 해 동안 열매 맺느라 수고하고 가지만 남은 나무를 보며 내년의 풍성한 과일들이 달릴 것을 기대합니다. 지금은 죽은 것 같은 나무들이지만 봄이 되면 다시 각자의 열매를 맺기 위해 최선을 다할 나무들을 보며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에 대한 생각을 하게 하는 시기입니다. 형제의 삶도 이 나무들처럼 굳건히 서서 버티며 풍성한 열매를 맺게 되기를 기도하며 새로운 한 주를 시작합니다.

이번 주 “일과 신앙” 시리즈의 주제는 “그리스도인의 일에 대한 자세” 입니다. 일을 하는 것이 늘 즐거우면 자세에 대해 설교할 필요가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가 하는 일에는 다른 사람과의 관계의 어려움, 일의 강도에 대한 부담감, 실적에 대한 압박 등을 견뎌야 하므로 늘 즐겁지만은 않습니다. 또한 반복적이고 단순한 일을 해야 할 때에 느껴지는 지루함 때문에 일이 즐겁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이러한 조건 속에서 그리스도인들은 어떤 자세로 일에 임하여야 할까요?

예수님을 위해 가장 중요한 일을 하면서도 그 일이 행복하지 않았던 한 사람을 꼽자면 마르다 일 것입니다. 예수님과 함께 한 사람들을 위한 음식을 장만하고 있었는데 하다 보니 혼자 그 일을 하고 있었고, 다른 사람, 마리아는 예수님 앞에서 예수님이 하시는 말씀을 듣고 있었습니다. 마르다는 예수님을 사랑하여서 그 일을 자발적으로 시작한 것입니다. 그리고 음식을 먹고 즐거워하는 예수님과 제자들을 보며 늘 뿌듯함을 느꼈을 것입니다. 그렇지만 혼자 종종거리며 일을 하는 가운데 놀고 있는 마리아를 보면서 갑자기 화가 난 것입니다. 마치 마리아의 일을 자기가 떠맡아서 하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던 것입니다.

우리는 가끔 주님을 사랑하기 위해 시작한 일도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일을 나 혼자 한다는 생각이 들면 억울해질 때가 있습니다. 이럴 때 형제와 저는 다시 한번 내가 왜 이 일을 하는가를 다시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주님을 사랑하기 때문에 나는 이 일을 하는 것이다’라는 자각이 다시 들면 내가 하는 일에 다시 의미가 생깁니다.

성경은 모든 일을 할 때 주께 하듯 하라 하십니다. 주인의 눈을 피해 대강하든지, 떼어먹든지, 하는 둥 마는 둥 할 것이 아니라 주님을 사랑해서 최고의 것을 드리겠다는 심정으로 하라고 하십니다. 일이 즐겁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부당한 대우를 받을 수 있습니다. 하는 일에 비해 대가가 형편없을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하나님은 일을 할 때에 사람에게 하는 것이 아니라 주께 하듯 하라고 말씀하십니다.

하나님은 우리의 성실함과 진실함에 복을 내려 주실 것입니다. 비록 사람들은 알아주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여전히 관계의 어려움 속에서 힘들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그 가운데서 하나님은 사랑하는 마음으로 그 일이 하나님께서 이 땅에서 주신 선물이라 생각하고 주님께 가장 좋은 것을 드리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형제를 복 주시고 모든 사람 앞에서 상을 베풀어 주실 것입니다. 그날을 기대하며 오늘도 굳건히 서서 버티는 형제를 축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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