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에 들어와서 벌써 가을이 온 듯합니다. 밤에 창문도 닫고 두꺼운 이불을 다시 꺼내 들고 잠을 자야 하는 짧은 여름을 보내고 있습니다. 요즘은 가야 할 곳이 모두 취소가 되어 매일 말씀을 준비하고, 묵상하고, 전하는 일로 분주하게 보내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기간이 하나님과 더욱 가까워지는 시간이 되는, 하나님과 안식하는 기간으로 생각하며 새로운 한 주를 시작합니다.
이번 주 가스펠 프로젝트의 말씀은 세례 요한에 대한 말씀입니다. 세례요한은 예수님의 길을 예비하기 위해 태어나고 사라진 인물입니다. 예수님께는 아주 중요하고 꼭 필요한 사람이었고, 예수님의 사역을 더욱 빛나게 하는 사람이었지만 사람들에게는 잊히는 사람이었습니다. 성경에 기록되어 있지 않았다면 후세에 그 누구도 세례 요한에 대해 알지 못했을 것입니다. 예수님의 드라마에 아주 작은 역할을 담당한 세례요한이었지만 예수님께서 사람에게 난 자 중에 그보다 더 위대한 사람이 없다고 할 정도의 큰일을 하고 떠난 세례 요한의 삶을 살펴보며 우리가 이 땅에서 살아가는 삶의 자세를 다시 배워 보고자 합니다.
요한의 삶은 들러리의 삶이었습니다. 결혼 예식에 있어 주인공은 신랑과 신부이고 그 주변에 둘러싼 들러리들이 있습니다. 두 사람이 예식을 잘 치를 수 있도록 옆에서 도와주고 함께 서서 그들의 새 출발을 축복하고 기뻐하여 주는 사람들이 바로 들러리입니다. 그들은 절대 무대 중앙에 서지 않고, 사진을 찍어도 주변에 있습니다. 서약도 그들이 하지 않고 신랑과 신부가 서약합니다. 그들이 해야 하는 명확한 역할이 있고, 선이 있는 것이 바로 들러리의 역할입니다.
요한은 그 삶을 정확히 이해하고 있었으며, 자신에게 주어진 삶에 충실하였습니다. 주변에서 주는 유혹과 시험이 있었습니다. “당신이 사역을 더 먼저 시작하였고, 더 많이 기도하고, 더 많이 헌신하였는데 왜 사람들이 예수에게 몰려갑니까? 억울하지 않습니까? 죽 쒀서 개 주는 꼴이 아니고 무엇이겠습니까?” 이런 질문 앞에서도 요한은 자신이 누구인지 정확하게 알고 있었고, 예수님이 누구인지 정확하게 증언하였습니다. 그래서 그는 예수님으로부터 무한한 신뢰와 칭찬을 들은 사람입니다.
세례 요한의 삶을 묵상하며 우리의 삶을 되돌아봅니다. 세례 요한은 킹메이커였습니다. 예수님을 왕으로 인정하고 왕의 자리에 올려놓는데 일조한 사람입니다. 우리의 삶도 그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예수님을 우리의 왕으로 모시고, 그분이 모든 나라와 열방, 언어 가운데 왕으로 올려지는 데에 한 역할을 해야 하는 사람들이 바로 형제와 저입니다. 그래서 오늘도 다시 한번 하나님 앞에 나아가 기도하며 간구합니다. “하나님 제가 왕이 되는 것이 아니라 제 손과 발 모두 주님께 드려 예수님이 이 온 열방의 왕 되심을 선포하고 그 일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제가 주인공이 아닌 것이 감사하고, 들러리가 될 자격도 없는 사람임에도 불구하고 불러 주시고 그 자리에 세워 주님이 하시는 일을 옆에서 보게 하시고 참여하게 하시니 감사합니다.” 나의 왕이 되어 주시고, 열방 가운데 높임을 받으실 주님을 찬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