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오고 바람이 많이 불었던 한 주였습니다. 시애틀에 겨울이 왔습니다. 조금만 움직이고 나면 바깥이 깜깜 해져서 한밤중이 온 것 같습니다. 들려오는 소식도 우울하고 환경도 우울한 이 시기이지만 우리의 마음속에 빛 되신 예수님이 계신다면 형제와 저는 어느 때고 기쁘고 힘차게 살 수 있습니다. 빛으로 오신 예수님을 이 어두운 시간 중에 찬양하며 감사절 주간을 시작합니다.
그 어느 때보다 감사할 것을 찾기 어려운 것이 이번 감사절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가족들이 모이는 것도 위험하다 하여 함께 모여 한 끼 식사하는 것도 가능하지 않고, 먼 곳에 있는 가족들을 만나러 긴 여행을 떠나는 것조차 허용되지 않은 시기입니다. 그러다 보니 단절된 삶을 사는 많은 분이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 그분들께 필요한 부분들이 잘 채워지며 살고 계시는지, 온라인 예배라도 잘 드리고 계시는지 많이 궁금합니다. 이런 시기일수록 하나님께서 지금까지 베풀어 주셨던 은혜를 다시 기억하고 그 기억이 주는 힘으로 하루하루를 더 감사함으로 살아가기를 기도합니다.
저는 한 주간 감사의 조건들을 생각하며 지냈습니다. 그런 가운데 우리 성가대가 찬양한 “만 가지 이유”라는 찬양을 접하고 그 찬양을 계속 듣고 부르며 살았습니다. 정말 제 삶 가운데는 만 가지도 넘는 은혜가 임하였고, 앞으로도 함께 하실 것을 믿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지금의 팬데믹 상황과 시대의 어려운 상황 이 모든 것조차도 나중에는 만 가지의 이유 중에 하나로 불리게 될 것을 믿습니다.
하나님은 우리에게 우리의 믿음이 어디에 기초하는지를 물으시고 있습니다. 우리의 믿음의 기초가 반석 위에 있는지, 아니면 모래 위에 있는지 형제와 저 모두 점검해 볼 필요가 있는 시기입니다. 바이러스 폭풍이 몰아치고 나니 반석 위에 세워진 것들만 남습니다. 아무리 화려했던 과거였어도 모래 위에 있던 것들은 흔적조차 남지 않습니다.
이 시기는 우리가 그동안 쌓아 놓았던 모든 것들에 대한 점검이며 앞으로 우리의 믿음을 쌓아 놓아야 할 기초를 더 든든히 해야 할 시기입니다. 이런 생각을 하며 감사함이 밀려왔습니다. 이번 바이러스의 폭풍 가운데서도 흔들리지 않는 믿음을 가지고 세상으로 긍휼함을 흘려보내는 형제가 있어 감사했고, 눈을 들어 아직 어리고 여린 다음 세대들을 향한 투자를 아낌없이 하고자 하는 형제가 있어 감사했습니다.
우리의 푯대는 움직이지 않았습니다. 다만 우리가 바람에 휩쓸려 움직여졌을 수 있습니다. 우리가 가고자 하는 방향을 다시 점검하고 수정이 필요하다면 지금이 그럴 시기입니다. 그곳을 향해 다시 마음을 같이하여 함께 하는 형제를 축복합니다. 그리고 감사합니다. 그리스도가 주시는 빛을 세상에 발하며 기쁨의 행진을 함께 하기를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