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의 짧은 한 달을 보내는 마지막 주일입니다. 제가 이 편지를 쓰고 있는 금요일은 캄보디아에서 마지막 날이고 저는 사역을 마치고 인천으로 가기 위해 공항에 나와 있습니다. 이 편지와 함께 저도 무사히 시애틀 땅에 도착하게 되기를 간절히 바라며 새로운 한 주를 시작합니다.
캄보디아 땅은 처음 밟았습니다. 그곳은 5년 전 김나현 선교사를 파송한 곳이기도 합니다. 캄보디아가 우리에게 가장 잘 기억되는 것은 킬링필드입니다. 인구의 약 25%에 해당하는 자국민을 무참하게 학살한 인류 역사의 잔혹성이 기록되어 있는 곳이 바로 캄보디아입니다.
이렇게 선하게 생긴 사람들이 무슨 연유로 인해 그런 잔혹한 일을 벌였는지 이해할 수 없지만 이제 그 죄의 멍에에서 벗어나 주님의 품에 안기게 되는 일이 이곳에 있는 선교사님들과 사역자들을 통해 일어나게 되기를 기도하며 OM 선교회가 주관한 컨퍼런스를 잘 마쳤습니다. 김나현 선교사도 모든 프로그램에 참석하며 우리와 함께 지냈고, 씩씩한 모습으로 잘 헤어졌습니다. 좋은 사역 잘 감당하고 있는 모습 보면서 마음이 뿌듯하였습니다.
제가 캄보디아에 있는 동안 한국에서는 코로나바이러스가 다시 창궐하게 되었습니다. 원인을 알지 못하는 환자가 발생하는가 하더니 대구 신천지 교회에 출석하는 사람들이 대거 감염되고, 그 사람들이 온 사방에 다니면서 감염을 시켜서 하루 사이에 100명 가까운 확진 환자가 생기고 그 사람들이 접촉한 사람들이 곧 더 감염되었을 거라는 공포 분위기가 되어 있었습니다.
지난주 제가 공항에 내려 마스크를 쓴 것은 저를 보호하기보다는 다른 사람을 보호하기 위한 배려의 행동이었습니다. 많은 사람이 그런 마음으로 마스크를 착용하였습니다. 그리고 외국에 나갔다 오면 외출을 자제하고 스스로 자가 격리를 하며 내가 병의 통로가 되는 것을 최대한 막으려고 노력해 왔습니다.
그런데 그 배려의 행동을 외면한 몇몇 사람들 때문에 한국은 대구에서만 많은 환자가 발생하였고, 그 신천지 교회에 모였다가 흩어진 아주 많은 사람 때문에 전국에서 환자가 나타나는 불행한 일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내가 축복의 통로가 되는가 저주의 통로가 되는 가는 아주 작은 배려의 행동 하나로도 뒤바뀔 수 있습니다. 이 들의 무지한 행동 때문에 한국의 기독교가 또 얼마나 어려운 일을 당할지 마음이 매우 무겁고, 하나님께서 캄보디아뿐 아니라 한국 땅에도 긍휼을 베풀어 주시기를 기도합니다. 형제의 간절한 기도가 두 나라 위에 덮이게 되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