탕자를 기다리는 아버지의 마음으로

통일을 이룬 땅 독일에서 형제에게 문안합니다. 저는 지난 주일 예배 후 유럽으로 날아와 종교개혁 탐방을 하고 있습니다. 체코에서 시작으로 폴란드 옛 동독 땅을 거쳐 베를린으로 들어오며 500년 전 종교 개혁으로 인해 형제와 제가 누리고 있는 은혜를 다시 생각하게 하는 뜻깊은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제가 누리는 이 은혜가 멀리 형제에게도 전달되어 지기를 기도하며 새로운 한 주를 시작합니다.

독일의 통일 당시 국민소득의 차이는 4 대 1 이었다고 합니다. 33년이 지난 지금도 그 차이는 완전히 극복되지 않았다고 합니다. 서독에서 막대한 자금을 쏟아붓고 그 땅에 기업들을 유치하고 젊은 사람들을 일자리로 보내면서 노력하고 있지만 그 차이의 극복은 아마 한 세대가 더 지나가야 할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독일은 하나 된 나라를 만드는 일에 최선을 다하고 있으며 그것을 위해 대가를 치르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고 있습니다.

지금 한국과 북한의 국민소득 차이는 40 대 1 일라고 합니다. 이 말은 독일이 쏟아부은 것의 몇십 배를 쏟아부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그 대가를 치르는 것을 주저하고 있을 수 있습니다. 왜 내 재산을 아버지 뜻을 어기고 방탕하게 허비한 형제를 위해 써야 하는가 불평하는 탕자 비유의 첫째 아들과 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있을 수 있습니다. 저도 과연 이것이 가능할까, 물리적으로 화학적으로 이 화합이 가능할 것인가 의문이 들 때가 있습니다.

독일의 통일은 작은 기도 모임에서 시작되었습니다. 물론 독일의 비기독교인들은 그것을 인정하지 않습니다. 그냥 사람들의 시위를 정부가 진압하려는 과정 속에서 이루어진 갑작스러운 통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그 전에 작은 기도 모임들이 곳곳에 있었고, 하나님은 그 우연한 과정들을 이끌어서 갑작스러운 통일을 이루어 내신 것이라 생각합니다.

한국에도 갑작스러운 통일이 올 수 있습니다. 그것을 준비하는 것이 기독교인들의 사명이라 생각합니다. 꾸준한 기도와 간구를 통해 작은 통일의 불씨들이 피어나고 그 불씨들이 걷잡을 수 없는 큰 불길이 되어 순식간에 통일을 이룰 수 있을 것을 기도합니다. 그 기도의 불을 저와 함께하는 동역자들은 이번 주 베를린 땅에서 지핍니다. 그리고 온 열방에 있는 주님의 사람들이 함께 기도하기를 기대합니다. 하나님의 마음이 나의 마음이 되어 집을 나간 탕자를 안타깝게 기다리는 형이 되기를 기도합니다. 그 마음이 형제의 마음이 되기를 축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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