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의 나라의 작은 모형 밥상 공동체
봄기운이 느껴지는 한 주였습니다. 운전을 하고 가다보니 벚꽃이 피어있는 곳도 보였습니다. 3월이 아직도 춥다고 느껴지기는 하지만 그래도 봄은 우리집 마당 너머까지 와 있는 것 같습니다. 춥고 긴 겨울의 끝에 꽃이 피는 봄이 오는 것처럼 형제의 심령에도 아름다운 성령의 꽃이 만발하게 피기를 기도하며 새로운 한 주를 시작합니다.
이번 주 ‘세상을 감동시키는 블레싱 40일’ 의 주제는 “밥상 공동체” 입니다. 함께 식사를 나누는 삶을 통해서 사람과 사람이 연결되고 사랑의 공동체가 이루어 지고 결국 하나님의 나라가 이 땅에 실현되는 삶을 만들고자 하는 것이 이번 주의 주제입니다.
예전에는 밥을 함께 먹는 것이 가족의 의미였습니다. 그래서 “식구” 라는 말을 많이 썼습니다. 피를 나눈 가족보다 더 좁은 의미가 함께 밥을 먹는 사람들이었습니다. 요즘은 한 집에 살아도 밥을 같이 먹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각자의 일정이 다르다 보니 한 상에 앉아서 같이 밥을 먹는 것이 자주 있는 일이 아닙니다. 그러다보니 가족 간의 대화도 단절되기 쉽고 밥상에서 이루어져야 하는 대화와 교육이 잘 일어나지 않는 것 같습니다.
지난 3 주간에 걸쳐 저와 식사하기 위해 추첨되신 다섯가정과의 식사를 마쳤습니다. 식사를 하면서 느꼈던 것은 그 분들을 더 깊게 알게 되었다는 것이었고, 제가 진정 목사가 된 것 같다는 마음이 들었다는 것이었습니다. 밥을 함께 먹는 다는 것은 삶을 나눈다는 것이고 서로를 용납한다는 의미이며 더 나가서 서로를 진정으로 사랑한다는 의미가 들어있다는 것을 다시 느꼈습니다.
밥상 공동체를 생각하며 교회에 대해 다시 생각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밥을 함께 먹기 불편한 사람이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교회에 함께 다니기 불편한 사람이 있습니다. 그리고 죄인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교회에 들어오는 것을 꺼려 할 때가 있습니다. 목사인 저도 우리 교회에 좋은 사람, 문제 없는 사람만 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할 때도 있습니다. 문제가 있거나 문제를 일으킬 만한 소지가 있는 사람이 교회에 들어온다는 것은 그만큼 많은 에너지가 소비되고 다른 사람에게 쏟을 힘을 낭비하게 된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그렇지만 과연 교회가 무엇일까요? 우리 만의 편안하고 안전한 교제를 위해 담을 높이 쌓고 우리와 다른 사람들이 들어올 수 없는 까다로운 조건들을 만들어 놓은 곳이 과연 교회일까요? 하나님의 마음일까요? 내가 죄인이라는 생각은 없이 다른 사람의 죄만 크게 보이고 정죄하고 판단하고 우리 안에 함께 하지 못하게 하는 것이 과연 교회의 모습일까요? 내가 편안하게 예배 드릴 권리를 위해 다른 사람의 구원받을 기회를 빼앗는 것이 과연 참된 교회의 모습일까요?
밥상 공동체가 그냥 편안히 밥을 먹는 주제가 아니라 우리 안의 불편함을 끄집어 내어보는 주제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과연 우리의 마음의 상태는 어떠하며 이 불편함을 마주할 준비가 되어 있는가 다시 한 번 주님의 말씀 앞에 비추어 회개와 결단이 일어나는 한 주가 되기를 기도합니다. 밥상은 하나님 나라의 공동체가 세워지는 중요한 곳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