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의 첫 주일입니다. 새해를 맞이하는 마음이 다른 해와 많이 다릅니다. 가족이 모여 떡국을 먹고 세배를 드리는 일을 모두 생략하고 그냥 평소와 같은 날을 지내다 보니 한 해가 지나가고 새해가 왔는가 어리둥절하기까지 합니다. 시간은 작년 3월쯤으로 멈춰져 있는듯 한데 그사이 한 해가 지나 새로운 3월을 곧 맞이할 것이라는 생각에 다시 정신을 차리고 새해를 시작합니다. 모든 것 가운데서도 형제와 저를 끊임없이 인도하고 계신 하나님을 바라보며 새로운 한 해를 시작합니다.
올해는 형제교회가 창립 50주년을 맞이하는 해입니다. 50년을 맞으며 잠시 생각해 보았습니다. 이민 교회가 50년을 맞으며 건강하게 성장해 가고 있는 교회가 있는가? 그리고 그것을 맞이할 수 있는 성도와 목사는 과연 얼마나 있었을까? 저에게는 정말 감사한 일입니다. 지난 50년을 하나님께서 지켜주시고 보호하여 주셨던 것도 감사한데 형제교회를 미주의 많은 교회에게 모범이 되는 교회로 성장 시켜 주신 것도 감사하고, 많은 성도가 그 기쁨을 누리게 하여 주심에 감사합니다.
50년은 “희년”입니다. 희년은 “되돌린다”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다시 처음으로 돌려 그 자리로 돌아간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사정 때문에 땅을 팔아야 했던 사람을 그 땅을 다시 되찾게 되고 몸이 노예로 팔리게 되었다면 자유를 찾게 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다시 일상이라는 뜀박질을 하기 위해 모두가 동등한 출발선에 서게 되는 해입니다.
형제와 저에게 이 희년의 의미는 아주 적절하고 중요한 것 같습니다. 한 해 동안 우리는 코로나라는 풍랑 속에서 정신없이 살았던 것 같습니다. 최선을 다해 대응하며 살았다 하지만 급한 일을 처리하고 한순간 한순간 조마조마하며 살았던 것이 현실이었습니다. 이제 우리는 희년을 맞습니다. 원상회복(RESET)의 의미를 곰곰이 생각해 보며 이제 우리가 되돌리며 찾아야 하는 교회의 첫 모습을 다시 생각해 보기 원합니다.
“희년”은 하나님 나라가 임한 공동체로서의 거듭남을 말합니다. 우리는 새로운 공동체의 모습을 보게 되었습니다. 함께 모여 떡을 떼고 말씀을 나누던 공동체에서 온라인으로 말씀을 나누고 집안에서 각자의 떡을 떼어야 하는 상황의 공동체가 되었습니다. 이런 현실에서도 우리가 진정한 예수 공동체의 모습을 찾아가고 하나님 나라의 확장을 향해 전진해 나갈 수 있을까? 이것이 우리에게 주신 하나님의 희년 선물이라고 생각합니다.
교회의 새로운 모델을 창출해 나가고 있는 형제교회가 앞으로 50년을 바라보며 새롭게 변화되고 더 영향력 있는 교회가 될 것입니다. 그 길들을 미리 보며 주시고 미리 경험하게 하여 주시는 하나님의 깊은 사랑을 다시 묵상하며 감사하며 새해를 맞습니다. 그리고 앞으로 맞을 하루하루가 더 기대됩니다. Happy New Yea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