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의 마지막 주일입니다. 이제 올해도 두 달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팬데믹으로 모든 것이 멈춘 것 같지만 그 멈춤 가운데서도 움직임을 계속하며 살았던 날들로 채워진 올 한해인 것 같습니다. 아무것도 할 수 없을 것 같지만 찾아보면 할 수 있는 일이 많은 것을 깨닫게 되는 요즘, 하나님께서 이 상황을 주관하시고 이 상황 가운데 하나님의 뜻을 이루어 나가실 것을 믿으며 새로운 한 주를 시작합니다.
이번 주일은 임직식이 있습니다. 따로 임직 예배를 드리기보다 우리가 드리고 있는 대면 예배에 나눠서 임직을 하고 다음 해를 섬길 리더들을 세우게 됩니다. 매일 우리가 하던 일을 다른 방법으로 하려고 하니 교역자들과 함께 방법을 연구하고 의논하며 새로운 길들을 개척해 나가고 있습니다. 조금 불편하고 더디 가는 것이 안타깝지만 아무도 가보지 않은 길을 가며 새로운 길을 개척한다고 생각하니 그것도 감사한 일입니다. 임직 예배도 이전과 다른 방법으로 드리게 되었지만 앞으로 우리가 리더를 선출하고 교육하고 임직을 하는 과정에 모두 변화를 주어야 하므로 이번 주일에 임직받는 분들은 그 변화의 최일선에 서게 될 것입니다.
이번 주일 말씀은 산상수훈이라고 불리는 가르침에 대한 것입니다. 이 말씀은 예수님께서 무리를 보시고 산에 올라가 제자들에게 하신 말씀입니다. 제자들이 어떻게 살아야 예수님을 찾아와 인생의 문제를 해결하기 원하는 사람들을 잘 보살필 수 있을까에 대한 말씀이라 하겠습니다. 즉 예수님의 제자로서의 삶을 살기 위해서는 어떻게 살아야 하며 그 가운데서 깊은 기쁨과 행복을 누릴 수 있는가에 대해 가르쳐 주신 것입니다.
팬데믹 이전에 생각했던 말씀과 팬데믹 이후에 대한 이 말씀이 저에게 다르게 다가왔습니다. 제가 주님의 제자로서 말씀을 전하는 목회자로 살아가면서 나름대로 성도를 보살피고 그들을 행복하게 하려고 애썼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많은 경우 제가 특별히 찾아서 하지 않아도 성도들이 교회에 모여 왔고, 함께 예배를 드렸고, 그 안에서 말씀이 선포되고 교제가 일어났습니다. 그러면서 제자를 세우고 훈련하는 일들이 자연스럽게 일어났었습니다. 그러나 팬데믹 이후의 삶은 사람들이 찾아올 수가 없습니다. 몸과 몸이 부딪히며 그 안에서 일어나는 많은 배움과 실천의 삶이 가능하지 않습니다.
산 위에 계신 예수님을 찾아온 백성들을 보시며 안타까워하셨던 예수님의 마음이 오늘 저에게 느껴집니다. 찾아올 수 없지만 흩어져서 예수님의 긍휼을 바라는 많은 사람을 바라보시는 예수님의 마음이 오늘도 느껴지며 이 말씀으로 다시 한번 무장하여지고, 그 마음으로 무리를 보살피고 사랑하고 이끄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이번 주일 임직받으시는 모든 분들에게도 이 말씀이 마음에 울림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제자는 주님이 원하시는 삶을 살 때 행복해지는 삶이며, 그 삶을 살며 무리를 주님 앞으로 이끌어 오는 사람들입니다. 이번 주일 말씀을 통해 그 제자의 삶을 온전히 살아가는 형제 되기를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