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4월에 들어왔습니다. 올해는 봄이 늦게 오는 것 같습니다. 아직도 아침, 저녁 기온이 차갑고 비도 자주 와서 운동하러 바깥에 나가기도 쉽지가 않습니다. 한 달 넘게 집안에만 있게 된 모든 사람이 이 봄의 향기를 맡고 모두 건강해지기를 기대하며 새로운 한 달을 시작합니다.
4월에는 함께 모일 수 있을 거라 기대했지만 여의치가 않습니다. 코로나19 감염자는 매일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고 줄어들 기미를 보이지 않습니다. 그래서 이번 부활절은 집안에서 예배를 드려야 하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그래도 좋은 도구들이 있어 예배도 드릴 수 있고, 서로 연락도 할 수 있고, 심지어 화상으로 이야기까지 할 수 있는 세상이라 다행이라 할 수 있습니다. 변화를 아무리 외쳐도 꿈쩍도 하지 않던 많은 부분에 필수적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는 것이 고무적인 일이라 생각합니다.
몇 년 전에 중국의 한 목사님이 가택 연금에 들어간 것을 나눈 적이 있습니다. 아마 지금도 연금 중이실 것입니다. 그분을 몹시 어렵게 방문하여서 기도해 드리고 헌금을 드리고 왔었습니다. 몇천 명에 달하는 교인들은 모일 장소가 폐쇄되고 목사님은 가택 연금 중이고 모든 전화는 도청되는 상태에서 이 교회를 어떻게 이끌고 갈 것인가에 대한 많이 고민하던 것을 기억합니다. 그때 설교를 내보내고, 메시지를 보내면서 나름대로 사역을 하시는 것을 보았습니다. 중국의 못된 종교 정책 때문에 일어난 일이라 생각했지 내게 닥칠 일이라고는 생각도 못 했었습니다.
요즘 들어 그 목사님이 생각나는 것은 우리의 상황이 그와 같아졌기 때문입니다. 교회 건물이 있지만 모일 수 없는 상태에서 교회를 어떻게 이끌어 가고, 성도들의 믿음을 어떻게 굳건하게 지킬 수 있게 도우며, 나가서 전도와 선교는 어떻게 할 수 있을까 하는 것에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시간입니다. 우리가 모두 교회에 관한 생각, 우리의 사명에 관한 생각, 예배와 모임에 대한 생각과 정리가 필요한 시점이고, 코로나19 사태 이후에 한 번 더 획기적 변화를 이루어야 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온라인으로 드리는 예배, 화상으로 하는 순 모임, 온라인 헌금 등 오랜 세월 신앙을 지켜 오신 많은 분들에게는 생소하고 거북한 일일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지금은 그것밖에 할 수가 없는 상황이고 받아 들어야 하는 현실입니다. 불평할 수도 없는 상황이고 변화된 지금의 현실을 돌이키라 할 수도 없는 일입니다. 이렇게 급격한 변화를 받아들이는 것이 힘들지만, 형제와 저는 지금까지 많은 변화를 일으키고 그 변화에 잘 적응하며 살아왔습니다. 이번의 변화도 매우 큰 도전이지만, 이제까지 잘해 온 것처럼 감사하는 마음으로 잘 따라서 오시리라 믿습니다. 이 변화 뒤에 있을 하나님의 선물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는 것을 모두 알기에 기쁨으로 오늘도 도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