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길 기회를 주셔서 감사합니다.

5월의 마지막 날입니다. 아침마다 맑은 공기를 마시며 “오늘도 살아 있음이 은혜입니다”라고 고백하게 됩니다. 같은 하늘 아래 살고 있지만, 지구 반대편에서는 전쟁의 포성이 울리고 수많은 사람이 두려움 속에서 하루를 살아갑니다. 우리는 그 소식을 들으며 때로는 기름값이 오르는 것을 걱정하고, 생활의 불편함을 이야기합니다. 물론 우리의 어려움도 절대 가볍지 않습니다. 그러나 동시에 작은 어려움조차 감당하기 힘든 이들을 떠올리며, 그들을 향한 하나님의 마음을 조금 더 알게 해 달라고 기도하게 됩니다. 그렇게 새로운 한 주를 시작합니다.

이번 주 야고보서의 말씀은 “긍휼”에 관한 말씀입니다. 야고보는 하나님의 긍휼을 받은 사람이라면 마땅히 그 긍휼을 세상에 흘려보내며 살아야 한다고 권면합니다. 받은 은혜를 붙들고만 있는 것이 아니라, 흘려보내는 삶이 참된 믿음의 삶이라는 것입니다. 돌이켜 보면 우리 형제교회는 하나님께서 맡기신 긍휼의 사명을 참 신실하게 감당해 왔습니다. 우리는 선교지로 사랑을 보냈고, 어려운 교회들을 섬겼으며, 도움이 필요한 이웃들을 위해 기도와 물질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그 모든 섬김의 중심에는 한 가지 고백이 있었습니다. “하나님, 섬길 기회를 주셔서 감사합니다.”

우리는 우리의 이름을 드러내기 위해 섬기지 않았습니다. 생색내기 위해 나누지 않았습니다. 때로는 우리의 형편도 넉넉하지 않았고, 섬김이 부담스럽게 느껴질 때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 마음을 주시는 곳마다 기쁨으로 순종했고, 하나님께서 열어 주시는 기회마다 감사함으로 손을 내밀었습니다. 저는 이것이 우리 교회의 가장 아름다운 영성이고, 형제교회의 스피릿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하나님께서 마음 아파하시는 곳에 함께 있기를 원했습니다. 하나님께서 눈물을 흘리시는 곳에 우리의 눈물도 흘러가기를 원했습니다. 그래서 우리의 마음을 보냈고, 우리의 기도를 보냈고, 우리의 물질을 보냈습니다.

왜냐하면 우리에게 주신 것은 우리의 소유가 아니라 하나님의 것이기 때문입니다. 하나님께서 우리를 축복하신 이유는 그 축복이 우리 안에 머무는 저수지가 되기 위함이 아니라, 세상을 향해 흘러가는 통로가 되게 하시기 위함이라고 믿었기 때문입니다. 저는 우리 교회가 지금까지 누려 온 수많은 은혜와 하나님의 신실한 인도하심이 바로 이 축복의 통로로 살고자 했던 순종과 깊이 연결되어 있다고 믿습니다.

사랑하는 형제여, 우리는 이 긍휼의 흐름을 멈추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우리 교회의 아름다운 정신이 계속 이어지기를 바랍니다. 하나님께서 맡기신 사명을 감사함으로 감당하고, 섬길 기회가 주어질 때마다 기쁨으로 순종하면 좋겠습니다. 물론 우리가 베푸는 긍휼이 언제나 기대한 열매를 맺는 것은 아닙니다. 때로는 오해가 있고, 실망이 있고, 속을 때도 있습니다. 우리의 선의가 낭비되는 것처럼 보일 때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우리가 긍휼을 멈추어야 할까요?

하나님은 우리가 또다시 넘어질 것을 아시면서도 먼저 용서하셨습니다. 우리의 자격을 보신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사랑 때문에 독생자 예수 그리스도를 우리에게 내주셨습니다. 우리가 흘려보내는 긍휼도 그러했으면 좋겠습니다. 결과를 계산하기보다 사랑하기를 선택하고, 효율을 따지기보다 은혜 나누기를 선택하며, 사람의 반응보다 하나님의 마음을 따르는 공동체가 되기를 소망합니다.

당장의 효과를 기대하기보다 긴 시간 하나님의 마음을 품고 선을 심는 사람들, 그리고 언젠가 그 선행의 씨앗을 통해 누군가가 하나님을 만나고 하나님께 돌아오는 기적을 기대하는 사람들이 되기를 바랍니다. 오늘도 땀과 눈물이 묻은 긍휼의 씨앗을 세상 곳곳에 심고 있는 형제를 축복합니다. 형제와 저는 하나님의 축복을 쌓아 두는 사람이 아니라, 하나님의 축복을 흘려보내는 통로입니다. 그리고 그 통로를 통해 오늘도 하나님의 사랑이 세상 가운데 흘러가고 있습니다.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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