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에 들어오니 날씨도 선선해지고 뒷마당의 잎들도 색이 변하는 것을 봅니다. 가을은 풍성한 열매를 거두고 하나님께 감사하며 새로 맞을 해를 준비하는 때입니다. 남은 올해도 그리고 내년에도 ‘하나님의 마음을 시원케 하는 것이 무엇인가’를 늘 생각하며 그 일을 충성되게 하는 형제와 저 되기를 기도하며 새로운 한 주를 시작합니다.
올해는 저희 집 뒷마당의 배나무에 배가 아주 많이 열렸습니다. 전에는 아무리 많이 열렸어도 다 떨어지고, 혹은 벌레가 먹고 새가 먹어서 나중에는 하나도 먹지 못했는데, 올해는 흠이 없는 배들이 많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기대도 하지 않고 먹어 본 배가 아주 맛있었습니다. 비료도 주지 않고 돌보지도 않았던 배나무에서 풍성한 열매를 맺으니, 마음이 아주 즐거웠습니다. 자기 자리에서 묵묵히 주어진 사명을 다하는 배나무가 신기하였습니다. 한때는 너무 열매가 열리지 않아 베어 버릴까도 생각하였었는데 올해 풍성한 열매를 보며 그래도 시간을 주니 열매를 맺는 구나 생각했습니다.
돌아오는 주간 동안은 교회 설립 기념주일을 맞이하며 특별 새벽기도를 하게 됩니다. 이번 말씀은 요한계시록에 있는 일곱 교회들을 살펴보며 우리가 교회 공동체를 다시 살피며 하나님께 칭찬받는 교회로 이 세상에서 존재할 수 있을까를 생각할 것입니다. 튀르키예 지역에 일곱교회가 있었을 것이라는 터가 있습니다. 지난 2월 그곳을 방문했을 때 그 교회터들을 다 방문하였습니다. 혹독한 핍박을 견디면서 교회 공동체를 이루어 갔던 그 교회들이 지금 이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에게 어떤 메시지를 줄까 다시 묵상하는 시간이 되기를 원합니다.
지난 주간에는 보스턴 뉴 잉글랜드 지역의 교회 연합회의 집회를 섬겼습니다. 보스턴 지역은 영국에서 메이플라워호를 타고 온 첫 정착자들이 도착한 곳입니다. 그 배를 그대로 재연한 곳과 그 배가 처음 정박한 곳을 기념한 돌 등을 돌아보며, 과연 나라면 신앙의 자유를 위해 이 고생을 하며 여기에 왔을까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분들도 정말 대단한 분들이지만 우리 이민 1세들도 그에 못지않은 대단한 사람들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첫 정착자들은 질병과 굶주림을 이겨야 했고, 우리의 이민자들은 언어의 장벽과 차별을 이겨내야 했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긴 시간이 지난 지금 풍성한 열매를 맺어 가는 것이 정말 감사한 일입니다.
요한계시록의 일곱교회들이나 메이플라워호를 타고 온 첫 정착자들, 그리고 우리의 부모 세대들이 이 험한 세월을 견딜 수 있었던 것은 믿음이 있었기 때문일 것입니다. 하나님이 함께하여 주신다면 그 어디나 하늘나라이고, 내가 발을 디디고 있는 곳에서 최선을 다해 믿음을 지키며 살고, 후손들을 길러내는 것이 주신 사명을 다하는 것이라 믿고 살았을 것입니다. 형제교회가 다음 주에 설립 54주년을 맞이하게 됩니다. 54년이 지난 날에도 설립한 첫날의 마음을 가지고 교회를 세워 나가는 형제와 저 되기를 기도합니다. 하나님께서 주셨던 그 마음을 간직하며 하나님의 마음에 기뻐하시는 교회를 이루어 가는 형제와 저 되기를 간절히 기도합니다. 사랑하고 축복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