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르키예의 강렬한 태양 아래서 사랑하는 형제에게 문안합니다. 지난 주일 예배 후, 저녁 비행기를 타고 팀과 함께 이스탄불로 왔습니다. 화요일 저녁부터 시작된 수련회를 막 마치고 형제에게 이 편지를 띄웁니다. 많지 않은 팀이 일인다역을 하면서 시차와 싸우며 잘 섬기고 오신 선교사님들 잘 배웅하고, 우리도 다음 목적지를 향하여 떠나려고 합니다. 우리와 함께하여 주신 하나님, 우리가 계획하고 섬긴 것 이상의 열매를 보게 하신 하나님을 찬양하며 새로운 한 주를 시작합니다.
3년 전쯤, 튀르키예에서 사역하시는 선교사님들로부터 이곳 수련회를 섬겨 줄 수 있겠느냐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당시에는 바로 올 수 있는 형편이 되지 않아 “3년 정도 후라면 가능할 것 같습니다”라고 말씀드렸는데, 그 시간이 어느덧 지나고 정말 이렇게 이곳에 와서 섬기게 되었습니다. 이번 수련회에는 80여 명의 성인들과 50여 명의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함께 모였습니다. 때로는 나이와 필요에 따라 각자의 프로그램으로, 때로는 온 가족이 함께하는 시간으로 수련회를 진행했습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모두가 마음껏 웃고, 함께 예배하고, 서로를 돌아보며 쉼과 위로를 누리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수련회를 마치며 오신 분들 한 분 한 분이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해 주셨습니다.
이번 섬김을 위해 함께해 준 팀원들, 보이지 않는 곳에서 기도로 동역해 준 형제, 그리고 이곳에 필요한 여러 물품을 가져올 수 있도록 마음을 모아 헌금해 주신 모든 분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우리가 가져간 것은 어쩌면 작은 물건들이었고, 우리가 드린 것은 짧은 시간이었으며, 우리의 섬김도 부족하기만 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그 작은 것들을 사용하셔서 지친 선교사님들의 마음을 만져 주셨습니다.
특별히 이번에 이곳의 선교사님들이 살아가는 현실을 가까이에서 들으며 마음이 많이 무거웠습니다. 튀르키예의 경제 상황은 전쟁의 여파와 함께 지난해와 비교해서도 크게 달라져 있었습니다. 물가는 미국과 크게 다르지 않게 느껴질 정도로 올랐고, 이곳에서 생활하며 사역하는 선교사님들의 삶도 그만큼 어려워져 있었습니다. 한국에서 후원받는 선교사님들은 환율 상승으로 인한 경제적인 어려움을 기도 제목으로 나누었고, 미국에서 파송 받은 선교사님들도 높은 물가 때문에 사역의 어려움이 커졌다고 말씀하셨습니다.
특히 이란 난민들을 섬기고 있는 분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마음이 더욱 아팠습니다.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은 끊임없이 찾아오는데, 그들을 돕기 위해서는 계속해서 재정을 쏟아부어야 하니 마치 밑 빠진 독에 물을 붓는 것 같은 마음이라고 하셨습니다. 돕고 싶어도 모든 필요를 감당할 수 없는 현실 앞에서 그분들이 느끼는 무거운 마음을 조금이나마 헤아릴 수 있었습니다.
우리가 그 모든 기도 제목을 해결해 드릴 수는 없었습니다. 우리가 이곳에 온다고 해서 경제적인 어려움이 사라지는 것도 아니고, 난민들의 필요가 모두 채워지는 것도 아닙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아주 작았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한 가지를 마음에 품고 왔습니다. “잠시라도 이분들이 쉬게 해 드리자. 가족과 함께 웃게 해 드리자. 다시 사역의 자리로 돌아갈 힘을 얻도록 위로해 드리자.” 그리고 우리가 준비해 온 작은 선물과 물품 하나하나에도 사랑과 정성을 담았습니다. 하나님께서 우리의 작은 섬김을 사용해 주시기를 기도하며 섬겼습니다.
그런데 수련회를 마치면서 선교사님들이 눈물로 “감사하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작은 것 하나에도 사랑과 정성이 느껴졌다고, 오랫동안 마음에 남을 것 같은 귀한 시간이었다고 고백하셨습니다. 그 이야기를 들으며 우리도 함께 울컥했습니다. 우리가 흘린 땀과 수고가 헛되지 않았다는 사실 때문만은 아닙니다. 우리의 작은 섬김을 통해 하나님께서 지쳐 있는 당신의 사람들을 위로하고 계셨다는 사실이 감사했습니다. 결국 사람을 위로하시는 분도, 힘을 주시는 분도, 다시 일어나 사역의 자리로 보내시는 분도 하나님이심을 보았습니다.
이번 주일에는 팀과 함께 튀르키예 현지 목사님께서 섬기시는 교회에서 예배드리게 됩니다. 이후에는 이곳 곳곳에 세워진 교회들을 찾아가 그곳에서 복음을 위해 수고하고 계신 하나님의 사람들을 만나고, 함께 예배하며, 그분들에게도 작은 위로와 격려를 전하는 시간을 가지려고 합니다. 긴 여정 가운데 어떤 사람들을 만나게 하실지, 하나님께서 또 어떤 은혜를 준비하고 계실지 기대하는 마음으로 길을 나섭니다. 무엇보다 이번 여정을 통해 함께하는 팀원들의 마음이 더욱 가까워지고, 우리가 서로를 더 깊이 이해하며 함께 하나님의 나라를 섬기는 동역자로 세워지기를 기도합니다. 형제가 드리는 예배 가운데도 하나님의 영이 가득한 예배 되기를 멀리서 기도합니다. 사랑하고 축복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