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이 되었습니다. 이곳의 학교들이 다시 문을 열면서 아침이면 학교로 향하는 아이들과 노란 스쿨버스가 보입니다. 분주하지만 평화로운, 우리가 너무나 익숙하게 누리는 일상의 모습입니다.
그런데 이번 우크라이나 여행을 마치고 돌아오면서, 이 평범한 일상이 지구 반대편에 있는 어떤 사람들에게는 얼마나 큰 은혜인지를 새삼 깨닫게 되었습니다. 아이들이 학교에 가고, 가족이 함께 식사하고, 평범한 하루를 살아가는 일이 어떤 이들에게는 전쟁 속에서 간절히 기다리는 평화의 모습이었습니다. 그래서 돌아오는 길에 마음으로 이렇게 기도했습니다. “하나님, 이 땅에도 우리가 누리는 평화를 허락하여 주옵소서.” 그 기도를 올려 드리며 새로운 한 주를 시작합니다.
우크라이나에 들어가기 전에는 제 마음에도 여러 가지 질문이 있었습니다. ‘과연 그 땅은 안전할까?’ ‘내가 굳이 직접 가지 않고 물질만 보내도 되는 것은 아닐까?’ 비행기가 끊겨 있어 국경을 넘어 긴 시간을 운전해야 했고, 국경을 통과하는 데 최소 2~4시간, 때로는 48시간까지 걸렸다는 이야기도 들었습니다. 그래서 솔직히 걱정되는 마음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막상 가 보니 국경 통과는 한 시간도 걸리지 않았고, 오고 가는 길의 고속도로도 나름 잘 되어 있어서 큰 어려움 없이 다녀올 수 있었습니다. 돌아보면 하나님께서 가는 길부터 하나씩 열어 주셨다는 생각이 듭니다.
우크라이나는 제게 조금 특별한 나라입니다. 1995년, 제가 하와이에서 DTS를 하던 때 아웃리치로 우크라이나가 정해져 있었습니다. 당시 그 나라를 주제로 공부하고, 그 땅을 위해 기도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사정상 아웃리치에 참여하지 않고 곧바로 한국으로 돌아가 온누리교회에서 사역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30년이 지난 지금, 그때 기도했던 바로 그 땅을 하나님께서 제 눈으로 보게 하셨습니다. 전쟁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을 만나게 하셨고, 그 땅의 교회들을 보게 하셨습니다. 30년 전에는 기도로만 품었던 나라를 직접 찾아가게 하셨습니다.
그래서 이번 방문도 하나님께서 오래전부터 준비하신 만남이었다고 믿습니다. 그곳에서 여러 목사님을 만났는데, 놀랍게도 그분들이 제게 공통으로 물어본 것이 있었습니다. 새 신자들의 관리와 제자 양육에 관해 물었습니다. 그리고 영어로 된 교제가 있냐고 묻는 것이었습니다. 우크라이나에는 영어를 사용하는 사람들이 많지는 않지만, 몇몇 리더들을 먼저 훈련하면 그들이 다시 우크라이나어로 다른 사람들을 가르칠 수 있다고 했습니다.
그들은 지금 교회의 부흥을 경험하고 있었습니다. 마음이 가난하여 진 사람들이 하나님을 찾고 있었고, 정교회나 가톨릭교회가 할 수 없는 부분들을 개신교가 맡아 해 주면서 한때 이단이라 여겨졌던 개신교로 사람들이 몰려들고 있는 것이 현실이었습니다.
그 모습을 보면서 하나님께서 왜 우리를 그곳으로 보내셨는지를 조금씩 알 것 같았습니다. 우리 교회 안에는 새 신자를 세우는 교육이 있고, 제자 양육, 전도 등에 대한 교육을 할 수 있는 많은 자원이 우리 교회에 있다는 것이 감사했습니다. 그래서 하나님은 우리에게 영어 예배를 시작하게 하셨고, 준비된 제자들을 양성하게 하셨다는 것을 보게 하셨습니다. 우리가 그 땅에 물질만 보내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이 교회로 잘 설 수 있도록 이곳에서 양육하고, 교제를 보내고, 제자를 세우는 일을 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그들은 그들이 잊혀 간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렇지만 우리가 찾아가자, 너무 감사해했고, 그들을 위해 우리가 기도하고 있다는 것에 감격했습니다. 우리가 보낸 작은 물질이지만 그것들에 감사했고, 지구 반대편에 살지만, 우리가 그리스도 안에서 한 형제라는 것에 동감했습니다.
사랑하는 형제여, 우리는 작은 긍휼을 베풀었지만, 하나님은 그 일들을 통해 하나님 나라를 보게 하셨습니다. 그리고 그들 역시 어떻게 사는 것이 하나님의 나라 백성으로 사는 가를 알게 하셨습니다. 그런 일에 쓰임 받는 형제와 제가 되어 정말 감사합니다. 사랑하는 형제와 제가, 하나님 앞에 서는 그날까지 긍휼을 베풀며 살아가는 사람이 되기를 축원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