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의 마지막 주일이자 긴 연휴가 이어지는 주말입니다. 아직 아침저녁으로는 두꺼운 외투가 필요하지만, 길어진 여름의 햇살이 우리의 마음까지 환하게 비추어 주는 계절이 되었습니다. 졸업 시즌을 맞아 타지에 있던 자녀들이 집으로 돌아오고, 또 자녀들의 졸업을 축하하기 위해 먼 길을 떠나는 부모님들도 많습니다. 새로운 출발선 앞에 선 모든 이들에게 하나님의 특별한 은혜와 인도하심이 함께하시기를 기도하며 새로운 한 주를 시작합니다.
이번 주 우리가 함께 묵상할 야고보서의 말씀은 “시험 속에서 드러나는 믿음”입니다. 야고보가 말하는 시험은 죄를 짓게 만드는 유혹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우리의 삶 가운데 허락하시는 고난과 시련입니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크고 작은 어려움을 피할 수 없습니다. 중요한 것은 고난이 오느냐 오지 않느냐가 아니라, 그 순간 우리가 어떤 믿음의 반응을 보이느냐입니다. 시험은 우리의 믿음을 무너뜨리기 위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믿음의 진실함을 드러내는 자리입니다.
아주 오래전, 고 하용조 목사님과 대화를 나눈 적이 있습니다. 그때 목사님께서 “이민 목회가 쉽지 않은데 얼마나 힘드냐”라고 물으셨습니다. 그런데 저는 “힘들었던 일은 있었던 것 같은데, 이상하게 잘 기억나지 않습니다”라고 대답했습니다. 그러자 목사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그것은 자네가 고난을 고난으로 여기지 않기 때문이야.” 그리고 힘든 일이 와도 마치 더 어려운 수학 문제를 풀어가듯 믿음으로 지나가는 것이라고 말씀해 주셨습니다.
돌이켜보면, 믿는 사람에게 고난은 단순한 아픔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우리의 믿음을 단련하시는 훈련의 과정이었습니다. 시험을 통과하는 동안에는 정신없이 흔들리고, 몸과 마음이 지칠 때도 있습니다. 때로는 내려놓아야 할 것도 있고, 태워져야 할 것도 있습니다. 그러나 순금이 불을 통과하며 더 순전해지듯, 우리의 믿음 역시 시험을 지나며 더 깊어지고 단단해집니다.
형제와 저 역시 지금 개인적인 시험과 공동체적인 시험을 함께 지나가고 있습니다. 쉽지 않은 시간도 있고, 마음 아픈 일도 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 지금까지 우리를 훈련하신 이유가 바로 이 순간에 드러날 것입니다. 우리는 이 시간을 지나며 믿음의 결단을 배우고, 믿음의 반응을 선택하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훗날 돌아보면, 하나님께서 또 하나의 어려운 문제를 은혜로 풀어내게 하셨음을 고백하게 될 것입니다.
사랑하는 형제여, 오늘의 고난이 결코 형제를 무너뜨리지 못할 것입니다. 하나님은 이 시간을 통해 우리의 믿음을 더욱 굳세게 하시고, 우리의 마음을 더욱 하나님께 가까이 이끄실 것입니다. 그러니 오늘의 시험을 두려움으로만 바라보지 말고, 하나님께서 우리를 빚어 가시는 훈련의 과정으로 받아들이십시오.
시험 가운데서도 형제를 붙드시고 더욱 순전한 믿음으로 세워 가실 주님을 바라보며, 끝까지 믿음으로 걸어가는 형제를 마음 다해 축복합니다. 사랑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