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에서 드리는 편지

8월의 마지막 주일입니다. 올해 여름도 어느새 저물어가고 있습니다. 저와 아내는 여름의 끝을 우크라이나에서 보내고 있습니다. 오늘은 키이우에서 형제에게 평안의 인사를 전합니다. “이 땅에 진정한 평화를 주시고, 하나님의 평안이 이 땅에 있는 사람들의 마음을 덮어 주옵소서.” 이 기도를 드리며 새로운 한 주를 시작합니다.

지난 화요일 튀르키예 아웃리치와 비전 트립을 마치고 이스탄불에서 팀원들과 헤어졌습니다. 팀원들은 시애틀로 돌아가고, 저와 아내는 폴란드 바르샤바를 거쳐 우크라이나로 들어왔습니다. 국경을 넘어 하루를 머문 뒤 키이우에 도착했습니다.

키이우에서는 지금도 공습 사이렌이 울립니다. 최근 많은 공습이 있었고, 밤에도 드론 공격을 알리는 사이렌이 들립니다. 지금도 한 시간에 한 번꼴로 드론 공격이 온다는 사이렌이 울리는데, 저도 처음 두 번 정도 지하 벙커로 들어갔었지만, 그다음부터는 그냥 숙소에서 다 무시하고 잤습니다. 미사일이 날아오면 벙커도 필요 없고, 드론은 오는 시간이 40분이 걸리기 때문에 그사이에 대비를 할 수 있다고 합니다. 전쟁이 일상이 되어버린 이곳의 현실이 마음을 무겁게 합니다.

그런데 거리에서 만난 사람들의 모습은 제게 깊은 인상을 주었습니다. 사람들은 전쟁 속에서도 집을 지키고, 일터로 가고, 아이들을 돌보며 다시 일상의 삶을 살아내고 있었습니다. 그 모습을 보며 예레미야 29장의 말씀이 떠올랐습니다. 포로로 끌려간 이스라엘 백성에게 하나님께서는 그곳에서 집을 짓고, 밭을 일구며, 그 성읍의 평안을 구하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고난 가운데서도 삶을 포기하지 말라는 말씀입니다. 전쟁이 삶을 흔들고 있지만, 이곳의 사람들은 삶을 포기하지 않고 내일을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그 모습을 바라보며 마음이 뭉클했습니다.

더 감사한 것은 이 땅의 교회들이 여전히 사람들을 품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어려움 가운데 복음을 받아들이는 사람들이 있고, 도움이 필요해 교회를 찾아오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교회에서 잠시 쉬고, 안전을 얻고, 하나님의 사랑을 경험하고 있습니다. 전쟁으로 많은 것이 무너지고 있지만, 하나님께서는 교회를 통해 사람을 다시 일으키고 계십니다.

그래서 이곳의 목회자들은 힘들고 지쳐 있으면서도 사역을 포기하지 않습니다. 한 영혼이라도 더 살리기 위해 오늘도 교회를 지키고 있습니다. 그들을 만나 함께 이야기하고 기도하면서, 우리가 보내는 작은 관심과 기도가 그들에게 얼마나 큰 힘이 되는지 느낄 수 있었습니다.

사랑하는 형제여, 이 땅에 평화가 언제 올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내일 올 수도 있고, 긴 겨울을 지나야 올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분명합니다. 기도하는 것입니다. 교회를 위해 기도하는 것입니다. 목회자와 사역자들을 위해 기도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가 할 수 있는 사랑을 나누는 것입니다. 우리의 작은 기도와 후원이 하나님께서 이 땅을 살리시는 일에 쓰임 받기를 소망합니다. 한 영혼을 살리고, 한 가정을 세우고, 이 땅에 다시 소망을 심는 일에 우리의 마음이 함께하기를 바랍니다.

오늘 시애틀에서 드리는 예배 가운데 성령께서 함께하시기를 기도합니다. 그리고 제가 이곳 우크라이나에서 드리는 예배 가운데도 동일하신 성령께서 함께하시도록 기도해 주십시오. 우리가 있는 곳은 다르지만, 섬기는 주님은 한 분이십니다. 우리의 기도는 국경을 넘고, 우리의 주님은 이 땅에서도 일하고 계십니다. 우크라이나에 하나님의 평화가 임하기를 기도합니다. 이 땅의 교회들이 끝까지 소망의 등불로 서 있기를 기도합니다. 그리고 그 기도와 동역의 자리에 형제와 함께할 수 있어 참 감사합니다. 사랑하고 축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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