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명을 회복시키시는 하나님

 

시애틀의 가을이 좋은 이유는 밤이 길어져 생각할 시간이 많아진다는 것입니다. 바쁘게 살다 보면 가만히 앉아 생각할 시간이 없을 때가 있는데 어두운 창밖을 바라보며 생각하고, 묵상하고, 하나님을 기억하고 감사할 수 있는 시간이 생깁니다. 오늘도 하나님을 깊이 묵상하고 하나님께서 형제와 저의 인생에 하신 일들을 기억하며 새로운 한 주를 시작합니다.

 

이번 주 가스펠 프로젝트의 말씀은 이사야서의 말씀입니다. 이사야의 부르심은 “웃시야 왕이 죽던 해에”라는 말로 시작합니다. 한 왕이 죽은 것이 이사야의 인생에 전환점이 되었을까 깊이 생각해 보는 구절입니다. 웃시야 왕 시대는 매우 부강한 시대였습니다. 백성들은 잘살았고, 나라는 평안했습니다. 그러나 웃시야 왕은 교만하여졌고, 제사장이 드려야 하는 제사를 자신이 드리려고 하다가 나병에 걸리게 되었고, 결국 죽게 됩니다.

 

백성들은 그야말로 극한 패닉에 빠졌을 것입니다. 왕이 정치를 잘해서 나라가 부강하였다고 생각했는데 그 왕이 하나님으로부터 징계를 당하고 죽자 나라가 어떻게 될 것인가, 주변 나라가 쳐들어오지는 않을까 불안하고 두려운 상태에 빠진 것이 그때의 상황입니다. 그때 이사야가 성전에 들어가게 되고 그곳에서 거룩하신 하나님을 만나게 됩니다. 

 

이사야의 마음은 아마 하나님께 원망이 아니었을까 합니다. 정치 잘하고 나라 든든하게 잘 다스리고 있는 왕을 데려가시면 이 나라는 누가 지킵니까? 그런 마음으로 성전에 들어간 것이 아니었을까 합니다. 그런데 거기서 하나님을 만납니다. 거룩하신 하나님을 만나는 순간 자신이 쏟아 내었던 말들이 얼마나 부정한 것인가를 깨닫게 되어 자신이 하나님 앞에 더러운 입술을 가진 죄인임을 고백합니다. 그러자 천사 하나가 숯을 하나 가져다가 그 입술에 대며 회복되었다고 선언합니다. 

 

그 선언과 더불어 이사야는 자신의 선지자로서의 위치를 회복하고 백성들을 향해 나가게 됩니다. 그가 대언하는 하나님의 말씀에는 자신의 고백이 담겨 있습니다. “너희 죄가 주홍 같을지라도 눈과 같이 희어 질 것이요 진홍같이 붉을지라도 양털같이 되리라.” 이 말씀의 선포는 자신이 얼마나 하나님 앞에서 죄인이었음에도 그 죄를 씻어 주시고 회복 시켜 주셨음을 고백하는 하나님을 선포하는 것입니다.

 

사랑하는 형제여, 우리가 하나님 아닌 것을 의지하고 그 때문에 잘나가고 있다고 살 때가 있습니다. 그리고 그것을 거두어 가셨을 때 하나님을 원망하며 살 때가 있습니다. 하나님은 우리에게 다시 한번 하나님께로 돌아가고 그분이 우리의 왕이 되시고, 우리를 통해 이 세상을 변화시키고자 하신다는 사명을 깨닫게 하십니다. 이사야의 사명을 회복하신 하나님께서 형제와 저의 인생의 사명을 회복시키시기를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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